김현철이란 가수에 대한 나의 첫 기억은 가요탑텐에 달의 몰락이 1위후보로 나왔을 때다.
그때 그 시절 어린 나는 그 감성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좋아하는 노래도 시대와 나이와 상황에 따라 급격하게 바뀐다.

내가 김현철이 갑자기 좋아진게 몇 가지 노래가 떠올라서 찾아보다
노래 하나하나에 담긴 스토리를 알고 나서부터 급 공감대가 생겨서다.
그리고 노래를 듣다보면 풋풋하기도 하고 싱그럽기도 하다가

슬프기도 하고 그리워지기도 하는 추억이 몽글몽글해진다.

20대 연애할 때 '연애'란 노래를 줄창 들었는데 그때 설레임이 떠오른다.
'그대안의 블루'란 노래는 영화 그대안의 블루 포스터 속 안성기 강수연이 있는 90년대 풍경이 떠오르고
'머스트세이굿바이'란 노래는 동네 비디오 가게 문 앞에 붙어 있던 시월애 포스터의 예쁜 전지현이 떠오른다.
'거짓말도 보여요', '결혼도 못하고'란 노래는 요즘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로 김현철님은 듀엣곡이 명곡이 많은데
난 차은주님과 부른 '그대니까요'가 제일 꽂힌다. 라이브를 봤는데 당시 차은주님 보컬이 엄청나다.

일상생활에 배경음악으로 김현철의 여러 노래를 들으면서 느꼈던건
가사가 되게 설레는데 음색이 굉장히 차분하다는 거다.
그리고 묘하게 지적인데 친근하다. '동네'같은 노래가 대표적.
어릴 적엔 그 감성을 몰랐고 살면서 이제 그 감성을 다 겪었는지
외로울 때 '사랑하오' 같은 노래 들으면 눈물이 줄줄 주접이..ㅋㅋ

그나저나 김현철님 코디는 누가 해주는지, 어디서 쇼핑하는지 옷입으시는 센스가 남다르다.
귀티 줄줄나는 옷하고 안경, 선글라스, 목도리 코디가 참 세련되고 멋진단 말이지.
90년대에 안경줄, 흰티에 니트, 파란남방에 넥타이, 까만바지에 청자켓, 정장에 가죽자켓.... 워 센스👍 

김현철이란 사람과 노래는 앞으로도 계속 파 볼 생각이다.

4월의 봄...

조성진이 연주하는 라호마니노프 협주곡 2번이 참 좋아.

맑고 선선한 날씨에 독서와 함께 들으니 더할나위 없네.

 

유튜브에서 조성진이 연주하는 몇몇 곡들을 감상하다

어떻게 살아 왔길래 이런 명연을 펼칠까 궁금해서 찾아봤어.

어릴적부터 재능이 있었구나... 멋지다.

 

절정 부분을 연주할 때는 전율이...

조성진 덕분에 라흐마니노프가 더 좋아졌어.

조성진 덕후가 될 것 같아.

이것 저것 더 찾아 봐야지.

나중에 꼭 연주보러 가야지.

 

유튜브 알고리즘에 이끌려 장기하의 노래 <부럽지가 않어> 라이브를 어제 우연히 보게 됐다.

처음엔 그냥 장기하스러운 독특한 음악을 또 들고 나왔구나 정도로 보았는데 이게 뭐지하다 끝까지 봤다.

 

"우와 이거 뭐야. 되게 새롭다!"

 

내가 뭘 들은거지...?

분명 말하는거 같은데 나름의 음이 다 있고 노래하는 것 같은데 말하는 것처럼 잘 들린다.

그리고 장기하가 라이브를 이렇게 잘하는 지도 몰랐다.

 

이게 음악이 돼?라고 하는 순간 장기하는 자기만의 스타일로 이런 고정관념을 깨버린다.

아트는 확실히 개성이다. 장기하를 보면 더욱 그렇다.

음악계의 현대미술 같다, 천재다, 예측불가다 등 댓글들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앨범제목이 '공중부양'인데 트랙 제목 보고 좀 놀랐다.

<뭘 잘못한 걸까요>, <얼마나 가겠어>, <부럽지가 않어>, <가만있으면 되는데 자꾸 뭘 그렇게 할라그래>, <다>

환자가 된 내 마음에라도 들어갔다 나왔나...ㅋ

 

사실 '장기하와 얼굴들' 해체 하고 나서 <싸구려 커피>를 뛰어 넘는 곡은 앞으로 나오기 힘들 것 같았는데...

이번 앨범은 장기하의 찐 명반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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